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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선희 : 관계에 집중하는 삶으로 흐르고 있어요

디자이너 허선희 프랑스 파리를 덕후, 자칭 ‘퇴계지앵 써니’. 서울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하고 미술교육과 디자인으로 버텨왔다. 서울 노원구에서 시작한 로컬랩에서 일하며, 일로 만난 귀인들 덕에 엄마의 고향인 춘천에 정착했다. 그래픽 디자인, 인쇄물 디자인, 공간 디렉팅, 여행 콘텐츠 등의 일을 한다.
서울에서 직장을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한 조건은 무조건 가까운 거리였다. 출판 디자인 일을 하면서도 거리가 먼 파주 출판 단지로는 절대 출근하지 않겠다는 남다른 패기가 있었다. 집 주변 위주로만 활동했고, 여행 외에는 먼 거리 이동은 되도록 피했다. 그러다 일 때문에 서울에서 한 시간 반 거리의 춘천을 자주 오가게 되며 자연스럽게 허선희의 삶은 춘천으로 흘렀다. 춘천에 사는 좋은 사람들의 도움으로 올해 2월에는 커먼즈 필드 춘천에 ‘로컬랩 플로우’라는 디자인 스튜디오를 차렸고, 출퇴근의 풍경은 어느새 서울의 외곽에서 공지천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동안 물리적 거리에 민감했던 삶을 살았다면, 지금은 관계와 일의 거리에 집중하는 삶으로 전환했다는 생각이 든다.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춘천에서 계절이 바뀌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 새로워요. 아직은 모든 장면이 낯설지만, 춘천만의 편안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저에게 설렘으로 작용하는 것 같아요. 짧은 여행 같았던 춘천이 매일의 날씨처럼 조금씩 일상으로 바뀌고 있어요.”
아트, 디자인, 여행, 파리덕후···. 허선희를 설명할 수 있는 몇 개의 키워드가 있었다. 그리고 그 키워드를 꽤 오랫동안 사용해왔던 것 같다. 그래서 춘천에서의 시간은 그의 삶에서 새로운 키워드를 하나 더 찾아내는 데 쓰고 싶다 말한다.예술가로서의 주제, 디자이너로서의 무기, 지역과 시간에 고여 있지 않을 키워드. 프랑스 파리에서 서울로, 서울에서 춘천으로 자연스럽게 흐르는 전환을 마주한 만큼, 또 다른 전환을 찾아 계속 흐르는 것을 멈추지 않도록. “저처럼 다른 지역에서 이주한 청년과 예술가도 편하게 흘러들어와 잘 섞일 수 있는 춘천이었으면 좋겠어요. 다양한 분야와 계층을 섬세하게 다뤄주는 여러 가지 일들이 지속된다면 누구나 예술을 즐기는 문화가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요?” 봄, 여름, 가을에서 겨울로. 바뀌는 계절의 바람과 오롯이 느낄 수 있는 도시, 영감 자원이 넘치는 춘천에서 예술가 허선희, 디자이너 허선희, 춘천 시민 허선희의 삶이 진정 원하는 방향으로 흐를 수 있기를 기대한다. #퇴계지앵써니허 #빠리덕후 #로컬랩플로우 #흐르는강물처럼 #원하는방향으로흐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