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자에게.
여름입니다. 뜨겁고 습한 여름에 태어나서 그런지 열을 가득 머금은 채로 살고있습니다. 춘천은 안개의 도시라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 사방이 산으로 둘러쌓여있는데다가 강이 온 도시를 감싸고 있어서 그렇습니다. 저는 안개가 가득한 춘천에서 쭉 살아오고 있는데요 그렇게 평생을 축축한 습기와 함께 했는데도 영 익숙 해 지지 않습니다. 특히 여름이 되면 안개는 사라지고 습기만 남습니다. 그럴때면 저는 서늘한 안개가 그리워집니다.
6월 한 달 동안 월간<우정국>을 준비하면서 수 많은 질문을 던지며 보냈습니다. 그 중 하나는 행복에 대한 것인데요, 저에게도 그렇고 다른 사람에게도 집요하게 질문 해 왔습니다. 답은 대체로 모르겠다거나 불행하다 더군요. 대체로 불행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행복이 더 기쁘게 느껴지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한 친구는 행복한게 그렇게 중요하냐며 묻더군요. 행복에 집착하기 때문에 불행의 뒤를 쫓고 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행복에 집중하는 것 보다 삶에 집중하는게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삶에 집중하다보면 보석같은 행복이 찾아올거라 믿으면서 편지 마칠게요. 상투적인 말이 따듯하게 느껴질 때가 있잖아요. 그렇게 닿길 바라면서, 또 편지할게요.
발신자 혜린.
작업자에 대해서
춘천에서 활동하는 여러 작가분이 계십니다. 월간<우정국>에서는 춘천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을 조명 할 예정입니다. 7월에 소개 해 드리고 싶은 작가분들은 영화감독<장우진>,조소 작가<홍기하>,일러스트레이터<박영조>와<백하>입니다. 장우진 감독님은 춘천을 매개로 활동하고 계신 독립영화 감독님입니다. 춘천 태생이시다보니 춘천의 계절감과 심도깊은 이야기를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 다채롭게 표현 해 주시더군요.
조소 작가 <홍기하>는 작년 가을부터 춘천문화재단 소속 작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