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목수 김형철
서울살이의 시곗바늘이 몸에 맡지 않음을 깨닫고, 2013년 춘천으로 이주하였다. 서면 덕두원과 퇴계동을 오가며, 생활하고 작업하는 노동기반 창작자이자 두 딸 아빠.
춘천에 집을 짓고 내려오기 전까지 34년 평생을 서울에서만 살았다는 목수 김형철. 의암댐 인근 덕두원이라는 한적한 마을에 작업실을 꾸린 그는 목가구를 만들며, 지역을 기반으로 무엇이든 기획하는 일을 하고 있다. 많이들 물어보는 “왜 춘천이었는가?”라는 질문에 늘 별다른 이유 없었다는 답변으로 대답한다. 그냥 서울을 떠나 한적한 곳에서 살고 싶었다.
“20대 후반부터 가구 만드는 목수 일을 했어요. 서울에서 공방을 차려 가구를 만들었지만, 서울에서 사는 사람들의 시곗바늘이 목수인 저의 시곗바늘과 달랐어요. 주로 혼자 일을 하고,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작업하는 저에게 서울살이는 섬에서 사는 느낌이었죠. 그래서 지방으로 이주를 생각했고, 반년 정도 알아보다 춘천으로 결정했죠. 이곳에서는 저만의 시곗바늘을 맞출 수 있는 것 같아요.”
10살, 6살이 된 두 딸과 놀며 보고 즐길 것이 많은 춘천은 해가 갈수록 더욱 매력적인 도시라고 생각된다. 8년 차 접어드는 춘천 살이지만 이방인의 시선으로 도시를 바라보고 싶다. 내비게이션 없이 춘천 어디든 다닐 수 있게 되었지만, 새로 생긴 식당을 찾아가고, 관광객들에게 입소문 난 핫플레이스를 검색해보기도 한다.
“앞으로도 이방인의 시선으로 춘천을 즐기고 싶어요. 반복하는 의암댐 출근길도 매일 새롭고, 도시의 배경이 되어주는 산과 호수는 하루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않는 것 같아요. 춘천은 관광도시잖아요. 서울 사는 친구들이 동경하는 춘천의 모습처럼, 저도 설레는 여행자의 마음으로 춘천을 살고 싶어요.”
그가 다루는 나무처럼 따듯한 온화함과 단단한 의지를 담아내고 싶다는 목수 김형철. 이방인으로 춘천을 살아갈 그의 몇 년 후, 몇 십 년 후의 모습이 더욱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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