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국제평화영화제 마케팅 팀장 박선정
강원도청 근처에 사무국을 두고 있는 평창국제평화영화제 마케팅팀장 직을 맡게 되며 올해 1월부터 춘천러가 되었다. 지난해 말 영화제 면접을 본 당일 구한 교동의 작은 자취방을 지나, 지금은 조선시대 선조들이 풍류를 즐기던 ‘요선당’이 있던 그곳 요선동에 거주한다.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서울에서 디자이너 생활을 7년 동안 이어왔다. 현재 영화제의 홍보 팀장님은 박선정의 첫 직장 상사였는데, 그분의 추천으로 춘천에 오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디자이너가 아닌 영화제 마케팅 팀장의 삶을 살고 있다.
“춘천살이의 시작이 저에겐 전환이었습니다. 20대에 디자인을 전공하고, 디자이너로 살았던 7년간의 일상에서 마케팅이라는 새로운 직무를 도전하게 된 것이니까요. 하지만 그 전환이라는 게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지난날 나의 조각들을 모아 새로운 변곡점을 찾았다고 생각해요.”
고향인 경남 하동을 떠나 이렇게 하늘과 가까이 살아본 적이 있었던가? 시골에서 자랐던 어린 시절에는 산과 강, 하늘의 무한함을 지겨워했고 도시만을 꿈꿔왔는데, 지금은 어디에 시선을 두어도 보이는 산과 하늘이 좋다. 그 풍경들을 마주하면 새삼 평온하고 행복해진다.
춘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았던 때, 집 근처였던 ‘살롱 드 노마드’라는 공간의 밋업 프로그램에 우연히 참여했던 적이 있다. 그곳에서 알게 된 분들이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게 길을 터주었고, 낯선 타지에서 삶을 적응할 수 있게 해준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미지의 세계였던 춘천은 생각보다 흥미롭고 따스했다.
“지난 7년간의 서울 생활이 즐거웠지만 고단했던 것도 사실이에요. 특히 지하철로 왕복 두 시간이 걸렸던 통근 시간과 반복적인 생활 때문에 번 아웃에 빠졌거든요. 하루 두 시간씩 1년이면 거의 한 달이 되는 시간인데, 춘천에 사는 지금은 아까운 시간을 소모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가장 감사해요. 지금은 좀 더 나를 위해 쓸 수 있는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생겼어요.”
요즈음 춘천의 많은 카페를 투어하는 데 시간을 아끼지 않는다. 국내의 여행은 카페로 시작해 카페로 끝난다고 생각하기 때문. 카페를 찾으려 춘천 골목 곳곳을 누비다 보면 시간이 멈춰진 듯한 오래된 공간들이 많이 보인다. 춘천이 문화도시가 된다면 바야흐로 뉴트로의 시대에 이처럼 시간이 멈춰진 멋진 공간들을 다시 살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후원과 협찬, 크라우드 펀딩, 굿즈 등의 기획 운영을 맡고 있기에, 앞으로도 이곳에서 문화적이고 창의적인 일을 계속해나가고 싶은 박선정. 춘천에서 펼칠 기회가 많아지길 앞으로의 앞날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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