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스 박승훈
사는 곳은 퇴계동, 일하는 곳은 명동, 1992년 강원대학교에 입학하면서부터 춘천에서 사는 지역 뮤지션이다. 뮤직 듀오 훈남스의 멤버면서, 공연기획사 뮤즈펙트의 대표, 최근에는 요싸롱이라는 공간을 오픈해 운영 중이다.
박승훈은 본인을 지역 뮤지션이라고 설명했다. 지역에서 뮤지션으로 산다는 게 꽤 힘든 선택일 것 같다는 예상과는 다르게 그는 현재. 몹시 바쁜 사람이다. 2016년 뜻이 맞는 뮤지션들과 함께 뮤즈펙트라는 공연기획사를 만들었고, 본인이 속한 팀인 훈남스의 공연 일정도 만만치 않다. 게다가 요선동 언덕에 위치한 문화공간인 요싸롱을 오픈해서 운영 중이다. 매주 목요일 오전에는 라디오를 통해 대중과 소통하는 코너를 맡고 있다. 바쁜 일정, 피곤할 텐데 그는 에너지가 넘친다.
“공지천 조각공원 일대에서 뮤즈피크닉이라는 야외버스킹 공연을 기획하고, 오랫동안 진행해왔어요. 일종의 향수에서 비롯된 것인데. 과거의 춘천은 어떤 도시보다 자연 친화적이어서 아름다운 음악과 잘 어울리고, 공연할 수 있는 장소도 많았거든요. 지금은 전문적인 공연시설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 뮤지션에게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제가 지역에서 선배 그룹에 속하는 시점이 다가오는 터라, 다시 그 고민을 하고 있죠.”
그런 그에게 춘천이 문화도시로 지정된다면 어떤 움직임이 필요할지를 물으니 꽤 구체적인 생각을 풀어낸다. 시민 개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는 것도 좋지만, 시민의 바람을 기반으로 전문예술인들이 정책과 집행에 참여할 수 있는 채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지역 기반 대중음악이 춘천에서 언젠가부터 소홀해졌다는 아쉬움을 언급했다. 또한, 그렇기 때문이라도 춘천이 문화도시에 선정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응원하고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박승훈에게는 공연종사자들과의 우정과 배려, 협력을 넘어, 생계를 위한 것이 아닌 일상에서 순수한 창작과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은 ‘선배’의 책임감이 느껴졌다.
다양한 버스킹 존이 존재하는 춘천, 크고 작은 콘서트가 상설로 진행되는 극장을 꿈꾸는 그에게 훈남스의 음악을 묻자, 자연을 닮은 춘천을 담은 힐링뮤직이라고 답한다. 호수와 숲, 마음을 편하게 만들어주는 풍경들과 그걸 가꾸고 스며들어 살아가는 이웃들이 박승훈표 음악의 본질인 셈이다. 춘천에서 느낀 일상 속 소소한 여유로움이 반영되는 음악으로 지역을 자연스럽게 소개하고 많은 사람에게 위안을 준 사람. 그런 그에게 최근 아픔이 있었다.
“제가 뮤지션으로 가는 길을 가장 반대하셨지만, 언제부턴가 가장 큰 팬으로 응원을 보내셨던 아버지를 얼마 전에 하늘로 보내드렸습니다. 가슴이 뻥 뚫린 것 같은 허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으로 여전히 뛰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어요. 아마도 저는 아버지의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저를 말리던 아버지도 뮤지션이셨거든요.”
큰 버팀목이 되어 주셨던 아버지와의 이별 이후 더 성숙해질 뮤지션이자, 좋은 이웃 박승훈. 그의 더 큰 앞날에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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