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이한나
아버지의 부임으로 다른 곳에서 살다가 1993년부터 춘천살이를 시작했다. 학창 시절은 물론 대학교, 대학원까지 모두 춘천에서 졸업한 후 지금까지 살고 있으며, 현재는 전통 예술의 한 갈래인 서예와 전각을 하고 있다.
취미로 시작했던 서예가 생업으로 바뀌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해서 책 속의 문장을 멋지게 써 두면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서예를 시작했다. 그렇게 글씨를 쓰다 보니 도장에 흥미를 느껴 전각도 시작했다. 좋아서 시작한 일들이 작품이 되고, 이한나의 작품에 관심을 두는 사람들이 생겼다. 돌아보니 어느새 글씨로 먹고사는 사람, 작가가 되어 있었다.
“춘천은 도시와 시골의 경계쯤에 있는 것 같아요. 웬만한 시설들을 모두 갖추고 있으면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 흐르는 정서는 서로를 관심 있게 들여다보고 보듬어주죠. 작은 동네다 보니 한두 사람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 연결되는데, 이러한 연결이 때로는 갑갑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안정감을 느끼게 해줘요. 서로가 믿을 수 있는 안정감.”
어두컴컴한 골목길을 걸어도 두렵지 않은 곳이 춘천이다. 달이 뜨는 것과 지는 것, 아름다운 해돋이와 노을을 보는 하루하루가 좋다. 특히 이한나는 전환문화도시라는 말을 들으면 춘천도 파리처럼 예술이 흐르고 문화가 넘실거리는 도시가 될 수 있을까? 그런 기대감이 생긴다고 이야기한다.
“공무원의 도시에서 진짜 문화도시로 바뀌어 갔으면 해요. 관으로부터 내려오는 문화행사가 아닌, 시민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문화와 축제. 보여주기식 문화행사 말고 다양한 사람들이 어울려 자연스럽게 일상에서 그것들을 향유하길 바라죠.”
가볍게 산책을 하다가 공연예술, 전시예술을 쉽게 마주할 수 있는 곳. 골목마다 작업실이나 공방 하나쯤은 만날 수 있고, 아무렇지 않게 작업실에 들러서 작품을 감상하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곳. 그런 춘천이 되길 바라는 이한나. 다양한 분야가 고루 발전하여 춘천시민들이 붓글씨와 서예에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갖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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