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야 송미
춘천의 주택가 칠전동, 그리고 춘천의 호숫가 서면을 오가며 살아가고 있다. 복합문화공간 재미야에서 맛과 멋을 만들어가는 생활자. 예술가들과 함께 재밌고 새로운 경험을 도모하는 로컬프로젝트 기획자. 중앙기관과 지역 사람, 지자체와 지역 사람의 소통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 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며 살고 있니?” 일상의 한 부분이 될 만큼 일상적이었던 아버지의 질문. 그 질문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때는,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였다. 나는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 걸까? 그렇게 발걸음을 멈춰 나의 일상을 돌아보았고, 이렇게 경쟁적인 삶에서 이로운 일을 하는 방법을 송미는 진지하게 고민하게 되었다.
“신호등이 없는 나라 팔라우, 맨발로 도심을 거니는 사람들이 사는 뉴질랜드. 고요하면서도 뜨거운 열정과 예술이 있는 체코. 거대한 숲을 가진 캐나다. 아이누 원주민의 독특한 악기와 문양을 만난 홋카이도. 많이, 그리고 다양하게 여행을 다니며 살아봤어요. 그렇게 가져본 여행의 시간을 지역의 삶과 원형을 살펴보는 데 썼어요. 그 원형이 보존되어 온 방법과 앞으로도 보전하는 방법이 궁금해지더라고요. 이 궁금증을 풀기 위해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밟게 됐죠. 배움의 여행을 시작했던 그때가 제 삶의 가장 큰 전환을 불러왔던 시간이 되었습니다.”
드문 생각과 호기심으로 질문이 많아서 종종 다른 사람들을 귀찮게 한다는 송미는 서면의 재미야 마당을 종종 맨발로 거닌다. 비가 오는 날도 우산보다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는다. 무엇보다 마당의 풀을 메며, 찻잎을 따고 말리는 시간을 소중히 여긴다. 1995년 춘천에서 대학 생활을 할 때부터 춘천은 ‘나를 숨 쉬게 하는 곳’이라고 생각했다. 그런 춘천에서 최근 다시 한번 꿈을 펼칠 기회를 엿보고 있다. 춘천문화재단의 공간 기반 커뮤니티 ‘도시가 살롱’의 기획에 참여하게 되면서부터다.
“문화놀이터를 만들고 싶어요. 지역과 지역을 잇고, 사람과 사람을 만나게 하고, 여행자와 지역의 사람을 이어주는 그런 문화놀이터 말이에요. 분지 도시인 춘천을 기반으로, 섬과 섬 사이 물길이 그림처럼 흐르는 춘천에서 사람들이 모르고 있던, 또 잊고 있던 자연과 농촌, 예술과 경험을 찾아 놀이를 만들고 싶어요.”
도시 사람 시골 사람, 전문예술가 보통 예술가. 구분 없이 모든 사람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문화를 만들고 즐기는 도시. 그런 도시의 발전을 위해 오늘도 송미는 호미로 궁금증을 이리저리 캐내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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