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오심5 심혜숙
부모님의 고향인 춘천에서 태어났다. 기억도 나지 않는 어린 시절 서울로 올라왔고, 본격적으로 춘천 생활을 시작한 지는 이제 2년 정도 되었다. 실레길 45에서 폴란드 그릇 브런치 카페 오심5를 운영하며 현재 퇴계동에서 거주한다.
같은 직업을 가졌던 남편을 일하다가 만났다. 남편은 경향신문사 미술기자였고, 심혜숙은 디자인하우스 디자이너로 잡지 디자인을 했다. 2003년에 명품잡지 창간팀 팀장으로 북경에 가게 되었고 10년이 넘게 북경에서 편집일을 했다. 2015년에는 남편과 함께 편집일을 하다 2016년 귀국해 대치동에서 3년간 폴란드 그릇숍을 운영했다. 남편은 문체부 잡지 <공감>을 만들 때였는데, 문득 ‘지금 우리와 아이가 행복한가?’는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결론은 ‘그렇지 않다’였다.
그렇게 내린 결론 이후, 춘천행은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시골집이 있는 춘천으로 내려왔다가 지금의 카페를 보고 바로 결정했다, 때마침 배우고 있던 카페 운영을 살려 ‘브런치 카페 오심5’를 준비하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한 달이었다.
“북경은 말할 것도 없고, 대치동에서의 생활은 늘 무언가에 쫓기는 것만 같았어요. 학원가라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삭막한 분위기에 숨이 막힐 정도였어요. 서울 토박이였던 남편도 지칠 정도였으니 말 다 했죠. 그러다 춘천에 내려와서 오심5를 열었는데, 초반에는 손님이 많이 없어서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그때 나란히 앉아서 해가 지는 풍경을 조용히 바라만 보고 있었는데, 그것만으로도 여유를 가질 수 있음에 마음이 평온해지더라고요.”
심혜숙은 32살에 잡지사 고액 연봉을 포기하고 어학연수를 떠났다. 편집 디자이너로 일하다 중국 북경에서 스카우트 제안이 왔을 때도 바로 결정을 하고 중국으로 넘어갔다. 그렇게 15년 일하던 북경 생활을 또 한 달 만에 정리했고, 3년 동안 운영하던 폴란드 그릇숍 역시 춘천으로 오기 위해 기꺼이 접었다.
삶에 찾아오는 모든 전환의 기회를 망설이지 않고 기꺼이 받아들였다. 그렇게 20년, 삶이 전환의 연속이었기에 이제는 슬로우 라이프로 전환을 시작하려 한다. 빨라서 놓쳤던 것들이 많았기에, 느리지만 알찬 삶의 의미를 찾아보고자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있잖아요. 삶의 전환이, 일상의 변화가 필요하다면 도전하세요.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져야만 변화는 시작됩니다.”카페 창업 선물로 지인들에게 받은 목수국 100그루를 카페에 심었다. 정성스레 잘 가꾸어 카페의 포토존이 될 만큼 자라기도 했다. 이제는 삽목해서 선물한 지인들에게 다시 나누려 한다. 누군가에겐 정체된 것처럼 느껴지는 춘천이지만, 그것이 춘천의 가장 큰 매력이라 말하는 심혜숙. 그의 삶이 이제부터는 천천히 더 많이 느끼는 삶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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